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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15

15. 모든 여행의 완성은 집으로 잘 돌아가는 것오늘의 아침. (당분간) 영국에서의 마지막 아침! 어찌나 아쉬운 마음이 들던지… 이 불편하고 더럽지만 가장 여행에 걸맞는 숙소도 오늘부로 안녕이다. 우리 방은 비교적 조용하고 소등이 빠른 편인데 어젯밤은 새벽 내내 수다를 떨었다.종소리도 그리워지겠네. 댕- 댕- 하던 울림도, 감전될까 무섭던 이층 침대 내 자리도. 샤워실은 그립지 않을 거야^^마지막 조식을 먹으러. 어제 초롱초롱한 눈으로 소시지를 얻어먹었기 때문에 오늘도 되지 않을까? 뻔뻔하게 줄을 섰지만… 10파운드짜리 조식 표를 보여달라는 소리에 바로 포기했다. 왜 어제는 주고 오늘은 안 주나요. 밀당하시나요. 💧(이래서 호이가 계속되면 사람을 둘리로 본다)마지막 영국 식사가 빵 몇 쪼가리인 것에 실..

카테고리 없음 2026.01.15

부산 유랑기

2022년 작성글. 마!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를 그렇게 수도 없이 외치다가 정말 남천동에 갔을 때 기분은.. 생각보다 별거 없다! 나의 세 번의 부산 유랑기는 생각보다 별 거 없지만 또 생각보다 알찼다! 인생의 변곡점에서 함께 한 부산은 따뜻하고 바빴다.     1. 21살 내일로 여행      대학교 신입생의 티를 조금 벗고 2학년이 되어 고개 꽤나 까딱거리던 2011년, 학교 선배들과 만나 일주일간 내일로 여행을 떠났다. 학교 선배들이긴 하나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고 다들 낯을 엄청 가려 처음 삼일간은 서로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그래도 이 여행이 가능했던 건 순전히 21살이라는 나이가 주는 배짱 덕분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해 전국을 돌다 거의 마지막 일정 쯤에야 부산에 도착했다. 그 당시에..

국내여행 2024.09.22

남해 유랑기

2022년 작성글. 남해에 처음 간 것은 2019년, 29살 여름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전국을 헤매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9키로짜리 짐가방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뚜벅이로 전국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교통편도 그렇고 식당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참 힘들었던 여행이었기에 좋은 날 다시오자 했던 기억이 납니다.그렇게 2년이 지난 2021년 여름 다시 남해를 찾게 되었습니다. 약 20일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빠르고 급작스런 남해살이었지만,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던 여름이어서 산뜻한 마음으로 훌쩍 떠났습니다. 그래도 몇년 시골에 살았다고 버스 편도 잘 맞춰서 탔고 주머니도 넉넉했고 시간에 쫓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좀 처럼 마음이 편칠 않았습니다. 동네를 산책하고 제일 좋아하는 콩국수를 먹고 바다에서 ..

국내여행 2024.09.22

곡성 유랑기

2021년 작성글. 전남 곡성에 내려온 지 3년이 지났습니다.영화에서나 들어본 지역, 두 달간 전국 여행을 할 때도 가볼 후보에 올리지도 않았던 지역,그런 곳에서 내 삶의 1/10을 보낼 줄이야…. 나는 불행히도, 혹은 다행히도 생존형 인간인지라평생 엄마 품밖에 모르는 일명 ‘서울에서 의 나’를 버리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어떤 날에는 서른 인생에 첫 자취를 서울에서 5시간이나 떨어진 시골에서 시작한 내가 대견하기도 하면서,또 어떤 날에는 원래의 나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가끔은 즐겁고 대부분은 괴로운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곡성에 삽니다.나의 곡성 유랑기, 생존기는 진행형입니다. 처음 6개월 정도는 삶의 다시없을 활력이 넘쳤고 누구보다 불타는 열정으로..

국내여행 2024.09.22

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14

14. 기억이 우리의 미래를 만든다 어젯밤 야식과 정산을 마치고 오랜만에 늦은 시간에 잠이 들었다. 영국에 온 이래로 항상 빡빡한 일정 속에 눕자마자 잠들곤 했는데,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서로 어디 다녀왔는지 얘기도 오래도록 나누고 런던의 긴긴밤을 보내기 아쉬워하며 한동안 서성거렸다. 명옥쌤은 정말 피곤하셨는지 우리가 불도 안 끄고 떠드는데 아주 깊은 잠에 드셨다. 다들 체력의 한계가 오긴 온 모양이다. 나도 처음으로 이제 집에 갈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긴 했다. 은정언니, 명옥쌤과 조식을 먹으러 출동. 여전히 우리는 6파운드짜리 조식(빵과 과일, 요거트)만 먹을 수 있는데, 언니와 줄을 서다가 나도 소시지 먹고 싶다고 장난을 쳤다. 근데 이게 웬걸! 직원이 내 말을 알아들은 건지, 소시지를 향한..

해외여행 2024.09.15

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13

12. Everything is new 런던의 밤이 무사히 지났다. 지난밤 피곤했는지 종소리도, 다른 이의 뒤척임 소리도 하나도 못 듣고 푹 잤다. 아침이 되자마자 어제 받은 귀여운 조식 쿠폰을 들고 조식을 먹으러 간다. 방 카드가 두 장뿐이라 짝꿍을 잘 정해서 내려가야 했다.이것이 6파운드짜리 조식이 맞나?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건 빵과 요거트 과일 끝! 10파운드짜리 조식을 신청해야 소시지나 다른 걸 먹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뭘 모르고 베이컨을 막 담았는데 직원이 안된다며… 이미 담은 건 어쩔 수 없다고 먹으라고 했다. 더 담을 걸… 10 파운드면 18000원 정도인데 이 돈이면 나가서 햄버거 세트를 사 먹겠다! 그래도 소시지, 베이컨 몇 조각을 얻었으니 투덜거리며 먹는다. 계란 먹고 싶다, 계란...

해외여행 2024.09.12

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12

11. 잠들지 않는 도시, 런던 어젯밤 승리가 구운 초코피자라 우기는 다 탄 피자와 소주를 마셨다. 정말 오랜만에 마시는 술인데, 외국 소주는 맛이 다른지 알콜 맛이 약했다. 그래도 막판에는 먹기 싫어져서 승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승리 유리컵에 남은 걸 따라놨는데… 이제야 고해성사🙏 아무튼 술 먹다가, 초코(라 우기는) 피자를 먹다가, 노팅힐 영화를 보다가, 기주와 승리 셋이 루미큐브를 하다가… 잔잔하니 즐거운 맨체스터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새벽 한 시가 넘어 방에 올라가니 은정언니가 불을 다 켜고 자고 있었다. 일기를 쓰고 잘까 하다 나도 고단해 그냥 잤다. 맨체스터에서의 3박 4일. 잔잔했지만 부단히 바쁜 일정으로 가득 차있었다. 우리가 공연을 했기 때문일까? 공연한 지 하루밖에 안 지났지만 굉장..

해외여행 2024.09.11

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11

10. 진짜 여행은 이제 시작이다 어제 공연이 끝나고 끝내주는 뒤풀이를 즐겼다. 나는 개인적으로 앞풀이보다 뒤풀이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라의 신랑님과 친구가 컵라면과 소주를 잔뜩 사와서 오랜만에 한국의 정을 지대로 느꼈다. 더불어 씸언니가 예술로 구운 소, 돼지와 함께! 오늘 떠날, 영화 '오만과 편견' 촬영지를 잘 즐기기 위해 둘러앉아 컵라면을 먹으며 열심히 영화를 복습했다. 사실 그동안 저녁마다 씸언니와 기주가 해주는 밥을 받아먹기도 했고 캐리어 사태로 모두에게 마음의 짐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진짜 맛있는 저녁을 대접해야지 했다. 그러나…. 낯선 주방 구조, 먹는 시간 계산의 착오 등등으로 다 불어 터진 파스타(였던 것)를 내놓을 수밖에 없던 아쉬움이…. 자취 5년 차, 요리 인스타 계정..

해외여행 2024.09.05

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10

9. 자주 가는 브런치 가게가 생긴다는 것 오늘 아침은 다른 날보다 유달리 더 서둘렀다. 우리가 첫날에 맛있게 먹은 브런치 가게를 또 가기 위해서. 공연장 콜이 10시인지라 9시 오픈하자마자 칼같이 움직이자는 나름 치밀한 계산을 해본다. 오늘은 사진으로만 봤던 스프를 꼭 시켜 먹어봐야지.아침부터 고소한 빵냄새🥐 너무 맛있어서 또 왔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서 열심히 머리를 굴려본다. We… come.. 아니 came인가? 눈 마주치면 꼭 해줘야지 다짐하고 카운터를 계속 힐긋거렸다.나오자마자 칼질하기 바쁜 우리. 기대했던 스프는 따뜻한 스프가 아니라 샤워 크림이 가득한 아사이볼 같은 거였다. 맛은 있어서 기대와는 달랐지만 영 나쁘지 않았다. 다른 메뉴들도 어제 시킨 메뉴와 비슷했지만 아주 기분 좋고 든든한..

해외여행 2024.09.03

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9

8. 서 있는 자리가 곧 무대다 맨체스터에서도 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왔다. 이곳의 숙소는 3층까지 방이 있는 좁고 높은 형태의 숙소인데, 지하에 있는 주방에 갈 때마다 삐그덕거리는 요란한 나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원래 아침도, 빵도 잘 먹지 않지만, 사람들과 만나려면 식당에 모이는 수밖에 없어 모처럼 아침 식사를 챙겨 먹었다. 나는 은정언니와 방을 쓰는데, 언니가 다 씻고 준비를 마치면 그제야 게으르게 일어나 주방으로 기어 내려간다. 내려가 보면 이미 다들 씻고 아침까지 다 먹고 담소를 나누고 있곤 했다.꽤 든든한 아침. 베이글을 예쁘게 자르기는 쉽지 않지. 계란 후라이는 빠질 수 없지. 에든버러에서도 보통 이렇게 때려먹었는데, 그 모습을 보며 주방을 지나가던 명옥 쌤 왈. “산더미만큼 먹네…”오늘은..

해외여행 202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