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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12인의 영국 유랑기 15

coaowo 2026. 1. 15. 19:34

15. 모든 여행의 완성은 집으로 잘 돌아가는 것

오늘의 아침. (당분간) 영국에서의 마지막 아침! 어찌나 아쉬운 마음이 들던지… 이 불편하고 더럽지만 가장 여행에 걸맞는 숙소도 오늘부로 안녕이다. 우리 방은 비교적 조용하고 소등이 빠른 편인데 어젯밤은 새벽 내내 수다를 떨었다.

종소리도 그리워지겠네. 댕- 댕- 하던 울림도, 감전될까 무섭던 이층 침대 내 자리도. 샤워실은 그립지 않을 거야^^

마지막 조식을 먹으러. 어제 초롱초롱한 눈으로 소시지를 얻어먹었기 때문에 오늘도 되지 않을까? 뻔뻔하게 줄을 섰지만… 10파운드짜리 조식 표를 보여달라는 소리에 바로 포기했다. 왜 어제는 주고 오늘은 안 주나요. 밀당하시나요. 💧(이래서 호이가 계속되면 사람을 둘리로 본다)

마지막 영국 식사가 빵 몇 쪼가리인 것에 실망하려던 차에 아라, 은총이 혜성같이 나타나 컵라면을 내밀었다. 이 귀한 녀석들. 한국 가면 질리게 먹을 수 있겠지만, 런던에서 먹던 컵라면 맛… 이 귀한 맛을 한동안 잊지 못하리.

한 젓가락만! 하고 반 털어먹기

10시에 모여서 공항으로 떠나기로 했지만, 1분 1초도 낭비하기 싫어 아라를 재촉해 본다. 하나라도 더 보고 가야 한다! 이 비싼 동네를 언제 또 오리. 멀리는 못 가고 숙소 근처 소품샵을 마지막으로 털기로 했다. 명옥쌤이 주신 용돈을 아직 못 써서 이참에 털어야겠다.

벌써 익숙한 동네

런던에 온 첫날, 맨체스터에 비해 싸고 예쁘다고 신났던 소품샵. 마지막날이 되니 눈이 높아졌나👀 은근히 살게 없다. 엄마가 사오라던 빨간 전화박스도 뭔가 다 조잡시럽고…

그래서 작은 근위병 하나를 샀다. 꼬맹이와 기싸움을 하며 어깨 너머로 보던 교대식을 추억하며.💂💂‍♀️💂‍♂️
아라와 은총이는 카페에 간다고 하고, 나는 커피를 먹지 않아 마지막으로 혼자 세인트 폴 성당에 가보기로 했다. 주말에 은정언니와 갈 때만 해도 무료였는데, 오늘은 25파운드 입장권이 필요하단다. 미안합니다. 저는 불자인지라… 입구만 보고 패스!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귀염둥이들이 카페에 앉아있었다.
낭만을 아는 녀석들. 나도 커피맛을 알았다면?

아라가 성당을 편하게 구경하라며 대신 가지고 있던 근위병.
창밖으로 풍경을 잠시 구경했다. 어깨에 꿩을 올려둔 아저씨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이곳. 해리포터가 나올만했다 이 나라.

성큼성큼 누가 바쁘게 지나가길래 봤더니 기주다. 꿩아저씨도 지나고 기주도 지나고. (기주는 입장료를 내고 성당을 구경했다고 한다)

예쁜 은총이 옆태도 잠시 감상. 애들과 시시 껄껄한 얘기를 나누는데 아라가 대뜸 재밌는 말을 건넸다.
“나는 언니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어.”
“이런 사람이라 함은…? 어떤 사람이지? “
”이렇게까지 밝은 사람인 줄 몰랐어. “
”이렇게까지라함음…? 어떤 사람이지?”
대전에서 작업할 때 웬만큼 친한 사람이 있지 않는 한 얌전 빼고 조용히 있는데, 애들에게 드디어 들켜버렸다.

커피 타임을 끝내고 애들은 숙소로 들어가고, 나는 커피 사러 가던 은정언니와 승리를 만나 다시 소품샵으로 향했다. 누가 봐도 떠나기 싫어서 헤매는 사람, 바로 나.

맥도날드에서 언니와

숙소에 올라가 올 때보다 1.5배는 무거워진 캐리어를 다시 끌어내리고…(그냥 계단에서 밀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우리의 대장정도 이렇게 막을 내리려 한다. 다들 올 때보다 뭔가 여유 있어 보이고, 조금은 피곤해 보이기도 하고, 캐리어와 손에 짐이 주렁주렁 이고. 다들 몹시도 끝내주는 여행을 한 모양이다.

다들 보조가방이 하나씩 늘었다.
나는 에든버러에서 산 마트 장바구니를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