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작성글.
남해에 처음 간 것은 2019년, 29살 여름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전국을 헤매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9키로짜리 짐가방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뚜벅이로 전국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교통편도 그렇고 식당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참 힘들었던 여행이었기에 좋은 날 다시오자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난 2021년 여름 다시 남해를 찾게 되었습니다. 약 20일간의 여행이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빠르고 급작스런 남해살이었지만,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었던 여름이어서 산뜻한 마음으로 훌쩍 떠났습니다. 그래도 몇년 시골에 살았다고 버스 편도 잘 맞춰서 탔고 주머니도 넉넉했고 시간에 쫓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좀 처럼 마음이 편칠 않았습니다. 동네를 산책하고 제일 좋아하는 콩국수를 먹고 바다에서 하루종일 헤엄을 쳐도, 사실 재밌지가 않았습니다. 그리 즐겁지않았어요. 콩국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거든요. 그 가게는 서점에서 콩국수를 파는 집인데 책과 콩국수는 평생에가장 좋아하는 것들인데도요. 그래서 남해로 친구들을 불렀습니다. 서울, 곡성, 부산에 사는 친구들을 매일 남해로 불렀습니다. 고맙게도 한걸음에 그 먼 길을 달려와줬어요. 가끔 싸우고 다퉜지만 그제서야 이 유랑이 너무 행복해졌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헤엄을 치고 콩국수를 먹고 서점에서 책을 사고 선물했습니다. 너무나 행복했어요.
나는 언제나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었습니다. 동행보다는 소리 소문없이 훌쩍 떠나 있는게 당연한 사람이었어요. 늘 먼저멀어져있으면서 외로움을 타는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사랑하는 것들은 다 남겨두고 혼자 먹는 콩국수가 무슨 맛이 있겠어요. 그저 짠맛 뿐이지요. 쓸쓸하고 넘어지기만 했던 남해바다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내밀어준 손은 참 고소하고 깊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남해에 간다면 출발부터 사랑하는
이,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해보렵니다. 그럼 참 좋을 것 같아요. 남해 바다가.